칼럼
거래처 미수금 회수 절차 — 내용증명·지급명령·가압류 순서로 정리
납품은 끝났는데 대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전화를 하면 다음 달에 주겠다고 하고, 다음 달이 되면 또 미룹니다. 거래 관계가 있으니 강하게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갑니다.
중소기업에서 가장 흔하게 반복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이 반년이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닙니다. 미수금에는 기한이 있고, 그 기한은 대표님들이 알고 계신 것보다 짧습니다.
1. 미수금은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나 — 3년입니다, 5년이 아닙니다
상법 제64조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소멸시효를 5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 간 거래에서 생긴 대금은 5년이라고 알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문에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다른 법령에 이보다 짧은 시효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른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163조 제6호는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를 3년의 단기소멸시효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물품을 팔고 받지 못한 대금은 5년이 아니라 3년입니다.
공사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민법 제163조 제3호는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3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거래처와의 관계를 생각해 참고 기다리다 3년이 넘어가면, 청구권 자체가 사라집니다. 상대방이 시효 완성을 주장하면 법원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2. 시효를 멈추는 방법은 세 가지뿐입니다
민법 제168조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를 셋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그리고 승인입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중요한 것이 세 번째, 승인입니다.
상대방이 "다음 달 말까지 정리하겠습니다"라고 문자를 한 통 보내면, 그것이 채무의 승인이 되어 시효가 그 시점부터 새로 시작됩니다. 돈 한 푼 들지 않고, 소송도 필요 없습니다.
실무 팁
통화로만 독촉하지 마시고 반드시 문자나 메일로 한 줄을 남기십시오. "말씀하신 대로 9월 말까지 정산해 주시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정도면 됩니다. 상대가 "네"라고 답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3.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야 하는 이유
내용증명 자체에 강제력은 없습니다. 우체국이 "이런 내용의 문서를 이 날짜에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뿐입니다. 그럼에도 먼저 보내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방의 태도가 바뀝니다. 전화로 독촉할 때와 서면이 도착했을 때 상대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릅니다. 실무에서는 내용증명 단계에서 정리되는 사건이 적지 않습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는 편이 양쪽 모두에게 낫습니다.
둘째, 나중에 증거가 됩니다. 언제 무엇을 요구했는지가 서면으로 남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내용증명은 민법상 「최고」에 해당하는데, 민법 제174조는 최고는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 압류, 가압류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내용증명은 시효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6개월을 유예해 줄 뿐입니다. 보내 놓고 안심하다 6개월이 지나면 그 내용증명은 없었던 것이 됩니다.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도 간단합니다. 채권이 발생한 근거(계약서, 발주서, 거래명세서), 미지급 금액, 지급 기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취할 조치입니다. 감정적인 표현은 넣지 마십시오. 나중에 그 문장이 법정에서 읽힙니다.
4. 지급명령은 언제 쓰고, 언제 쓰면 안 되나
지급명령은 독촉절차라고도 하며, 민사소송법 제462조에 근거합니다. 금전이나 대체물, 유가증권의 일정 수량 지급을 구하는 청구에 대해 법원이 채권자의 신청만으로 명령을 내리는 절차입니다.
법정에 나갈 필요가 없고, 서면만으로 진행되며, 인지대가 소송보다 낮습니다. 다투지 않을 사건이라면 가장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같은 조문에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공시송달 외의 방법으로 송달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합니다.
상대방의 주소를 모르거나, 사무실을 비우고 잠적했거나, 송달이 계속 실패하면 지급명령을 쓸 수 없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잠적한 상대에게는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5. 상대가 이의를 제기하면 어떻게 되나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급명령은 효력을 잃습니다. 여기서 "그러면 시간만 버린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민사소송법 제472조 제2항은 채무자가 적법한 이의신청을 한 경우, 지급명령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의가 들어오면 그 사건은 자동으로 소송으로 넘어가고, 소 제기 시점은 지급명령을 낸 날로 소급합니다.
시효 관점에서도 낭비가 없고, 절차 관점에서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다툼이 있을지 없을지 애매한 사건이라면 지급명령을 먼저 시도해 볼 실익이 있습니다.
6. 가압류를 먼저 해야 하는 경우
판결을 받아도 상대방에게 재산이 없으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기는 것과 받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부동산을 처분하려 하거나, 다른 채권자들이 몰려들고 있거나, 폐업 조짐이 보인다면 판결을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이때는 가압류로 재산을 먼저 묶어 두어야 합니다. 가압류는 민법 제168조 제2호의 시효중단 사유이기도 해서, 시효가 임박한 경우에도 유용합니다.
다만 가압류를 하려면 법원에 담보를 제공해야 하고, 나중에 본안에서 지면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 근거가 약한 채권으로 함부로 걸 일은 아닙니다.
7. 순서는 이렇게 정하십시오
정해진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성격에 따라 갈립니다. 판단 기준은 넷입니다.
시효가 임박했는가
3년이 다 되어 간다면 내용증명으로 시간을 쓸 여유가 없습니다. 바로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로 가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송달이 되는가
주소가 확인되고 연락이 닿는다면 지급명령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잠적했다면 처음부터 소송입니다.
다툼이 있는가
상대가 물건에 하자가 있었다거나 계약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면 지급명령은 이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의가 들어와도 손해는 아니므로, 애매하면 지급명령부터 해 보셔도 됩니다.
재산을 빼돌릴 조짐이 있는가
있다면 가압류가 먼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용증명만 보내 두면 소멸시효가 멈추나요?
아닙니다. 민법 제174조에 따라 6개월 내에 재판상 청구나 가압류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 6개월의 유예를 얻는 것이지 시효가 멈추는 것이 아닙니다.
Q. 세금계산서만 있어도 청구할 수 있나요?
세금계산서는 거래가 있었다는 정황 자료가 되지만, 단가와 수량, 대금 지급 조건이 무엇이었는지는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계약서, 발주서, 거래명세서, 납품확인서, 그리고 담당자와 주고받은 메일과 메신저를 함께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Q. 물품대금이 아닌 용역대금이나 자문료도 3년인가요?
민법 제163조 각 호에 열거된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품 판매대금(제6호)과 공사대금(제3호)은 3년이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상사채권은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입니다. 거래의 성격에 따라 판단이 갈리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상대가 일부만 갚아도 의미가 있나요?
일부 변제는 채무 승인으로 볼 여지가 있어 시효가 새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받아 두시는 편이 낫습니다.
미수금은 시간이 갈수록 회수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상대방의 재산은 줄어들고, 증거는 흩어지고, 시효는 다가옵니다. 거래 관계를 고려해 기다리시는 것도 하나의 판단이지만, 기다리는 동안에도 문자 한 통은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그 한 줄이 3년을 다시 벌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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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사안은 개별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개별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